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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정보

귀접은 조현병이다





오늘은 내가 초기증상으로 두려워했던 귀접에 관해서 써 보려고 한다.


귀접은 귀신과 성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을 뜻하는데 (​헐​ㅠ ㅠ​) ​처음 병이 났을 때 나는 귀접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 일들이 귀신 혹은 누군가의 영혼에 의해서라고 믿고 무당을 찾아갔었다.


왜냐하면 병원에서는 이런 신기한 일을 믿어주지않고 입원해서 치료를 받으라고 하는데 (​당연한 처방이다​) 무당이나 스님들은 그것이 전생을 전생의 업보나 귀신이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대단히 잘 들어주기 때문이다.


당시 인터넷에 귀접이라고 검색하면 무서운 이야기 밖에 없었는데 귀접이 벌어지면 귀신들린게 굉장히 심각한 단계로 남자는 정기를 빨려 죽어가고, 여자는 아이를 못 낳게 되며, 집안에 이런 사람이 생기면 가족 모두를 하나씩같은 병으로 데려간다고 되어있었다. ㅠ ㅠ


나도 귀신이 겁탈한다고 잠을 안자고 밤새 버티고 저항하다가 새벽녁에 울면서 잠이 들곤했는데 그때 ​차라리 수면제를 먹고 잘 것을... 이런 이야기 부모님한테 하는 것도 참 쪽팔리고 죄송스러운데 나는 일단 이야기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나를 병원에 데려가셨다.


그리고 약을 처방받이 먹었다.
​약을 먹고 일주일이 지나니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 과정은 좀 드라마틱한데 (나한테는) 당시에 시간이 날 때면 이것저것 검색하던 나는누군가가,

​우리 엄마가 그럴때는 가장 미운 사람을 생각하면서 그 사람의 마음이 편해지기를 하고 빌라고 하셨어요.
​라는 글을 읽고 퇴근하는 길에 그렇게 해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 귀신을 생각하면서 그 귀신이 편해지기를 빌었다. ​그 사람의 마음이 편해지기를... 그 사람의 마음이 편해지기를... ​하고 그렇게 빌 때마다 내가 눈물이 나려고 하는 것이었다.

​왜 이러지? 이상하다? 으흐엉엉엉엉 으악 그게 나였네!! ​이렇게 그 귀신이 다른데서 온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것임을 각성하게 되고 몇주만에 제정신으로 돌아오게됐다.





약이 두뇌 기능을 정상으로 바꿔주고 내 나름대로 마음이 편하도록 여러가지 시도해본 것이 좋은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그 과정에 한 스님이 빙의는 아닌 것 같으니 빨리 심리치료를 받아보라고 하신 분도 있으셨고, 상담을 해 주신 분도 계셨고, 무당은 모두 굿을 하자고 했다. (나는 300만원 정도를 불렀는데 아는 언니는 1000만원 불렀단다. 실제로 굿을 하지는 않았다. 큰 돈이었고, 정신도 빨리 들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정들이 사실은 ​사람과의 소통​이라 도움이 된 것 같다.


결론을 말하자면 ​귀접은 뇌와 마음의 병이다​. 귀신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약을 먹으면 있던 증상이 전부 호전된다.



붙임1
무속신앙을 비롯한 다른 방법들도 마음의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면 될 수 있다. 어짜피 소통의 문제이기 때문에 홟달한 사람이 말을 걸어주면 좋아질수도... 병 중에서 해리성정체장애(다중인격)가 있는데, 치료법을 검색해보면 하나하나 부른다고 한다. 무속에서도 귀신을 하나씩 불러서 보낸다고 하니 무조건 미신이라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병원보다 돈이 들 뿐...)

붙임2
참 검색하다보니 불경 들으라는 것도 있었는데 금강경 틀어놓고 듣는 것도 마음을 차분히 하는데 도움이 됐다. (솔직히 금강경 틀어놓으니까 갑자기 한스러워지면서 눈물이 철철났다. 궁금하면 유투브에서 스님의 구성진 불경을 들어보시길)

붙임3
나는 마음은 물리적인 건강상태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즉 수면시간, 영양상태같은 현실적인 요소를 개선하는 것이 마음으로 의지를 갖는 것 만큼 중요하고, 결국 그런 물리적인 요소가 긍정적인 마음, 정신상태를 만들어낸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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